전세는 집주인에게 유리한 제도이며 세입자에겐 너무나 위험하다
사람들이 전세를 이용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월세로 살면서 돈을 주는 것은 아깝고,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자 상황에 따라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위의 이유이다.
그렇다. 월세는 돈을 집주인에게 주면 그 돈은 사라지고 없다. 전세로 있으면 2년뒤에 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집값이 떨어져도 나는 그 집을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돈을 받을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과연 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위험은 없을까? 생각해봐야한다.
전세는 정말 위험하다. 세입자가 돈을 돌려받지 못할 조건들이 너무나 많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이것이다. 내가 만기가 됐고, 나갈 것이고, 누군가 현재 살고 있는 집에 들어올 의향이 있어서 집주인은 새로 들어올 사람에게 돈을 받아 내게 건네주는 것이다.
근데 들어올 사람이 없어도 집주인은 내게 전세금을 돌려줄까?
아주 가끔 너무나 착한 집주인이라면 그럴수도 있지만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집주인은 돈이 없기 때문이다. 현금이 없다.
내가 준 전세금을 은행에 고스란히 보관해두는 집주인은 없다. 부동산 투자하는 사람이 현금을 은행에 넣어두면 스스로 바보라고 생각한다. 보통은 그 집에 있는 대출을 상환한다. 세입자도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만기가 됐고 돈을 돌려줘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 다시 은행에서 대출 받아야한다.
하지만 대출을 받을 수가 없다.
그 집에는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사람이 확정일자를 받아뒀거나 전세권설정을 해뒀기 때문이다. 은행입장에서는 괜히 돈 빌려줬다가 떼일 수 있다.
그러면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이야기한다. 주소지 좀 옮겨달라고…
세입자입장에서는 전세금을 못받았는데 주소지를 어떻게 옮기냐, 대항력이 사라진다며 노발대발한다. 맞는 이야기다.
결국 둘 중에 한명은 양보해야한다.
은행은 전세사는 사람이 없어야 돈을 빌려주고 세입자는 괜히 주소지를 옮겼다가 집주인이 돈을 안주면 돈을 다 날리게 된다.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는 전 재산을 건 도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