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손정의 인터뷰(니케이 비지니스)
니케이 비지니스와 손정의 인터뷰 내용이다.
니케이 비즈니스 매거진과의 90분 인터뷰에서 손은 그의 꿈과 후회에 대해 밝혔다.
당신은 해외의 많은 회사들을 보아왔다. 오늘날 일본의 경영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매우 우려스럽다. 2차대전 이전/이후 또는 에도 시대의 끝과 비교하여 경영자 정신이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어떤 이들은 일본이 작지만 아름다운 나라로 남는다고 해도 괜찮다고들 한다. 나는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비즈니스는 끝장이라고 생각한다. 균형잡힌 수축은 여전히 수축일 뿐이다. 에도 시대 말기의 고립주의처럼 모든 것이 일본 안에 담겨있다면 괜찮을 것이다.
한편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의 기술적 진화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고, 중국은 거인이 되었으며, 동남아시아는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젊은 비즈니스맨들은 해외로 나가 모험하는 것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해외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의 숫자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일본의 비즈니스맨들은 초식동물이 되었고, 생기를 잃었다. 나는 교육과 이념이 이것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와 90년대까지도 일본은 전자제품의 세계적 리더였다. 그 후로는 쭉 동력을 잃어왔고, 일본이 전 세계를 이끌던 분야의 숫자 역시 줄어들었다. 지금은 부품이나 자동차 쪽에서 한 줌 정도의 분야만 남아있다. 일본은 기술력 리더로서도 완전히 희미한 존재가 되었다.
같은 시기에 중국은 서구와 일본 제품들의 싸구려 모조품이나 생산하던 곳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이라는 측면에서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의 탑 플레이어 중 하나가 되었고 일본을 훌쩍 앞질렀다. 나는 일본이 경쟁력을 잃어간다는 점에서 큰 문제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역시 반도체에서 탑 플레이어의 위치에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그 자리를 놓치고 말았다. 같은 맥락에서 특히 지난 30년간 일본 경제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고 그것은 아주 나쁜 결과였다. 작은 마을에서 작은 평화를 추구한다면 문제없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나머지 전 세계 국가들의 뒤로 쳐지고 만다. 나는 일본이 세계에서 완전히 잊혀진 섬나라로 끝날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일본인 비즈니스 리더들을 찾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당신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나는 여전히 성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있다, 그래서 당혹스럽고 허둥지둥대고 있다. 나는 미국과 중국 기업들의 성장과 스스로를 비교해보면 충분히 잘 하지 못했음을 강하게 느낀다. 나는 한 때 미국과 중국의 시장 규모를 보며 부러워 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 동남아시아 같은 작은 시장에서도 많은 회사들은 추진력을 갖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일본 기업인들은, 나 스스로를 포함해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신은 일본인들이 더 이상 성공에 대해 갈망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인들은 이미 충분히 만족하고 있기 때문인가?
언젠가 일본의 비즈니스맨들은 너무나 열심히 일했고 그 때문에 놀림을 받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 주장들은 대중들에게 일하지 않는 것이 덕(德)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일본의 버블과 그 붕괴는 부채와 투자에 대한 이미지를 악(惡)한 것으로 만들었다. 반도체를 예로 들어, 자본집약적 산업이지만 투자는 고통스러운 비명에 멈추고 말았다. 달리 말하자면 사람들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에 지쳐버렸고, 그런 관점이 사회 전체적으로 퍼지고 말았다.
2000년대의 인터넷 버블 시기에 주목을 받던 젊은 사업가가 당신은 무엇이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을 해서 큰 비난을 받은 일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이 그제서야 성장하는 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지만, 이것이 모두를 겁먹고 떠나게 만들었다. 그 대신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직업은 ‘공무원’이 되었다. 나는 정부에서 일하는 것이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설령 가장 있기있는 선택지라고 하더라도, 젊은 사람들이 성장하는 산업에 들어오는 것을 멈추면 그것은 그 산업이 전체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야후 재팬은 온라인 패션 소매업자인 조조(Zozo)를 인수했다. 조조의 창업자인 유사쿠 마에자와와 같은 기업인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일본에서만 존재하는가?
폐쇄적인 사회에서 이러한 분노는 오랫동안 존재했다. 미국에서 젊은 사람이 성공하면 그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한 것으로 칭송받는다. 일본에서 그런 사람들은 졸부라거나 어딘가 상스러운 것처럼 비판을 받는다. 그들은 젊어서 성공했다는 이유로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는다.
당신은 당신의 여정의 일부만을 마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신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지금 당장은, 나만의 사업을 성장시키기보다는 전략적 지주회사로서의 그룹을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비전펀드를 통해 나는 비슷한 마인드를 가진 기업가들을 모으고 우리의 영향력을 “클러스터”(군집) 전략으로 크게 확장시킬 수 있다. AI를 성장 동력으로 쓰는 우산 아래에서 우리는 그룹을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지만 나는 막대한 잠재력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클러스터 AI 세계를 리드할 것이라는 건가?
그렇다. 전 세계는 산업 구조의 큰 변혁을 거치고 있다. 아마존닷컴은 시가총액에서 월마트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월마트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점포에 기반한 다른 기업들은 하나씩 차례대로 쓰러지고 있다. 뉴스 미디어도 이와 같은 식이다.
지면에 집중했던 기업들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빠르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인터넷은 특히나 소매업과 미디어에서 대표기업들을 갈아치우도록 이끌고 있다. 더욱 더 큰 트렌드로, 나는 AI가 모든 산업을 흔드는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믿는다. 이미 그 충격파가 있었지만 AI가 남아있는 다른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그 충격은 더욱 더 클 것이다.
산업 혁명은 인간 신체의 부분적 기능을 강화했다: 손과 발, 눈, 귀, 입 등. 나는 그것들이 우리의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었다면 정보 혁명은 우리의 뇌 기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정신적 기능은 두가지가 나눠볼 수 있다. 지식과 지능이다. 인터넷 혁명은 지식의 혁명이었다. 우리는 기억에 의존하지 않고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지능의 혁명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노동의 종류에 따른 부가가치를 논하자면, 육체적 노동은 임금 대비 더 큰 보상을 해줄 수 없다. 정신적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평균적으로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 하지만 그 분류 안에서도 지능을 사용하는 노동자들, 특히 깊은 인사이트를 위해 더욱 더 많이 사고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사람들은 지식을 사용하는 노동자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번다.
나는 인간 지능만을 사용하여 근로하는 것이 아닌, AI의 도움으로 만들어낸 인사이트와 예측치에 근거한 더욱 더 효율적인 생산을 해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 일본은 마지막 기회로 이 시대에 진입해야 한다. 이것은 일본의 미래를 바꾸기 위해 남아있는 마지막 찬스이다. 문제는 권력자들(예를 들면 정부와 교사들)이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당신은 미합중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을 만났다. 당신은 일본 정부를 상대로 로비하지는 않을 것인가?
나는 일본 정부의 자문위원회 등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최종 결정권자인 정치인들이 이 이슈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갖고있지 않다면 다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업인들을 우러러보는 사회적 분위기가 없다면 정치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스타트업들이 아직까지도 의심쩍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고– 더더욱 그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인식은 더더욱 안좋아질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나같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기업인들은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그리고 인도의 기업인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하며 더욱 더 빠른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당신의 AI 군집 전략이 완성된다면, 아마존이나 구글 같은 기업들과 당신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개인용 컴퓨터(PC)의 시대를 이끌던 기업들은 인터넷 시대에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비슷하게 우리는 인터넷 시대에 부흥했던 기업들이 AI 시대에도 성공할지는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그들은 의료, 교통, 건설, 부동산에서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새로운 젊은 영웅들이 차례로 나타날 것이고 나는 그것에 베팅하는 것이다.